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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3
  • [어패럴뉴스] 영캐주얼, 아이덴티티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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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주요 백화점의 여성 영캐주얼 매출은 ‘아이덴티티의 승리, 트렌드의 실패’였다. 본지가 서울 및 지방권 주요 백화점 25개점의 올 1분기 여성 영캐주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점포 당 평균 매출이 20% 가량 감소해 백화점 브랜드의 구매력 감소가 여실히 드러났지만, 이를 단순히 경기침체나 기후변화 등의 원인으로 치부할 수 없는 반증들이 곳곳에 나타났다.

전체적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베네통코리아의 ‘베네통’, SK네트웍스의 ‘오즈세컨’, 아이올리의 ‘에고이스트’, 올리브데올리브의 ‘올리브데올리브’ 등은 거의 대부분 점포에 걸쳐 두 자릿수의 높은 신장세를 구가했다. 또 작년 런칭한 대현의 ‘듀엘’은 행사나 닷컴 매출 없이 순수 정상 매출만으로 런칭 1년 만에 주요점의 선두권을 석권했다. 

이들은 유행을 적절히 반영하면서 아이덴티티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브랜드로 평가받는 경우다. 이에 대해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백화점에서 여성복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가격이나 유행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신뢰도를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화점 브랜드의 지불 대비 가치에 대한 기준이 그만큼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반면 ‘주크’와 ‘보브’, ‘시슬리’, ‘시스템’ 등 최근까지 영캐주얼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브랜드들은 여전히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상당수 점포에서 역신장세로 돌아섰다. 동시에 2~3년 전부터 백화점에 중형 매장을 개설해 지난해에는 선두권에 대거 진입했던 중가 SPA형 브랜드들은 대부분 큰 폭의 역신장을 나타내 가격만을 내세운 전략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트렌드는 저가 시장이 완전히 접수한 상태다. 현재 백화점에서 유통하는 대다수 여성복은 어중간한 포지션의 트렌드 의존형이어서 점차 양극화되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5.13 박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