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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9
  • [패션비즈] 여성복 힘들다고? 우린 돈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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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부터 브랜드 실무자 숍마스터까지 여성복 관계자들의 한숨 소리가 나날이 깊어진다. 브랜드 건강 상태에 빨간 신호가 들어왔기 때문.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 전부터 정상가 판매율(이하 정판율)에 대한 적신호는 암세포가 퍼지듯 번져와 돌이킬 수 없이 브랜드 이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미 암 말기(?)로 커리어는 정상가 판매율 10%를 오가며 영업이익률 또한 1~2% 이하로 떨어졌다. 커리어 조닝은 그렇다고 치자. 심지어 노세일 정책으로 한 때 정판율 70%까지 치고 오르며 고상함을 유지해온 캐릭터 상품군 마저도 할인을 강행하고 있다. 영패션에서도 이런 현상은 심각하다. 국내 패션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여성복 브랜드의 조닝별 판매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도표1 참고). 최근 3개년만 보더라도 영캐릭터&영캐주얼 브랜드들은 정상가 판매율이 1~2%씩 점점 줄어들고 있다. 행사 비중은 2년 새 7%나 늘어났다. 심한 브랜드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이나 행사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영밸류나 영트렌디 조닝은 상황이 바뀌었다. SPA나 스트리트 편집숍 브랜드가 주가 되는 이 조닝은 오히려 정판율이 높아지고 행사나 온라인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이는 SPA 브랜드나 저가형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들어서며 갈수록 한정된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리 저리 고개를 돌려봐도 내셔널 브랜드에 긍정적인 기회 요소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글로벌화되며 경쟁력 있는 해외 수입 브랜드의 사세 확장은 날로 가속화하고, 10년차 동대문 소싱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비제도권 브랜드들까지도 이제 높은 감도를 무기로 더욱 숨통을 조여온다. 그렇다면 ‘패션의 꽃’ 여성복 여기서 주저 앉아야 하는 것일까.

다행히도 빅3 백화점 주요 점포에서 나타난 판매 수치가 '여성복 돌파구는 열려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올해 특히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들의 정상가 판매율 순위가 그 것이다.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가며 불황을 타개하고 정판율 톱을 차지한 주역들 「톰보이」 「듀엘」 「오즈세컨」 등을 다시 한번 주목하자. 빅3 주요 점포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브랜드들은 할인판매 없이도 유일하게 건강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었다.(도표2 참고)

이들의 큰 공통점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고정 비용과 인원을 감축하며 소싱과 원가절감에 주목할 때 역으로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브랜딩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브랜드의 차별화를 모색하며 소비자에게 인스턴트보다는 잘 차려진 밥상을 만들어줬다. 수치의 허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일 실시간으로 판매와 이익률을 따지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또한 주목할만 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건강한 브랜드의 선순환 노하우가 기업 내 타브랜드 DNA 변화에도 적극 반영되며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모습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쫓기보다 소비자를 이끌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며 튼튼하게 성장 중인 세 브랜드를 통해 불황 타개의 실마리를 기대한다.

*도표1. 2011~2013년 롯데백화점 본점 2층 조닝별 판매 추이



*도표2. 백화점 메인점포 영캐주얼&영캐릭터 평균 판매 추이(2013년 1~10월 누계 기준/ 단위: 백만원)

2013.11.19 송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