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2012.11.28
  • [한국경제] (주)대현, "다섯 번째 막내딸 이름은 `DEW L`입니다"

LIST

영캐주얼의 경이로운 바람…2200억 매출 효녀

BLU PE'PE'(블루페페), CC collect.(씨씨콜렉트), ZOOC(주크), MOJO.S.PHINE(모조에스핀).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입었을 브랜드. 이 여성의류를 만들고 있는 기업이 바로 (주)대현(회장 신현균 www.daehyun.co.kr)이다.

지난해 1962억원에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220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주)대현의 매출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 론칭한 ‘DEW L(듀엘)’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9개월 만에 전국 36개 매장에서 260억원의 경이로운 매출을 올리며 새로운 ‘여성캐릭터 대표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주)대현이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 브랜드는 크게 5개. 신현균 회장이 여성 숙녀복 사업을 시작할 당시 내놓은 그 유명한 페페는 1977년생이다. 그 뒤를 BLU PE'PE'가 바통터치해 대를 이어 성장하고 있다. 블루페페는 현대적인 감각과 실용적인 디자인의 세련된 이미지로 25~32세까지 젊은 여성층에게 큰 반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이며 전국판매망으로 대리점 80개점, 백화점 10개점, 상설매장 8개점을 거느리고 있다.

‘ZOOC(주크)’는 1996년 시작해 백화점 68개점, 대리점 11개점, 상설 21개점을, ‘CC collect.(씨씨콜렉트)’는 1990년 CC CLUB(씨씨클럽)으로 론칭, 2009년 CC collect.(씨씨콜렉트)로 리뉴얼했다. 백화점 54개점, 대리점 9개점, 상설 26개점이다. MOJO.S.PHINE는 98년 MOJO로 시작, 2001년 리뉴얼했고 백화점 49개점, 상설 25개점을 두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의류시장에서 5개의 우수브랜드가 장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대현의 저력을 말해준다. 이 회사가 론칭한 DEW L의 브랜드 컨셉트는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는 듀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여성 토털 코디네이션 브랜드로 벌써부터 시장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 본점,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에서 매출 수위를 차지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월평균 1억5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영캐주얼 브랜드 중 최고 우량주로 자리매김했다. 듀엘의 성공적인 론칭 뒤엔 치밀한 마케팅전략이 숨어 있다. 브랜드 네임부터 상품 컨셉트, 비즈니스 전략, 유통망에 이르기까지 (주)대현이 갖고 있는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신현균 회장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5개 브랜드를 주력으로 R&D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면서 “품질은 기본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듀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위해 중국과 미국에도 상표출원을 진행 중이다. 일찍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주)대현은 라이선스 계약으로 매년 55만달러와 40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2012년 공동대표로 취임한 신윤건 대표는 “올해 첫 선을 보인 여성의류 브랜드 ‘DEW L(듀엘)을 내년 하반기 미국과 중국시장에 내놓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은 옷 다 빼앗기고 벌거숭이 된 꼴

“재산을 모두 내놓겠습니다. 공적자금 지원 같은 어떤 도움도 필요 없으니 회사채만 연장해 주십시오.” 1999년 회사의 워크아웃을 위해 신현균 회장은 채권은행에 간절히 호소했다. “길거리에 나앉게 될 종업원들과 줄도산을 면치 못할 150여개 영세협력업체들을 생각하면 바위를 가슴에 얹어 놓은 듯 답답했습니다.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낄 수도 없었습니다.”

10년 전, 한 경제지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의 심경을 말했던 내용이다. (주)대현은 외환위기가 몰아치기 전 페페, 마르조, 씨씨클럽, 주크, 모조 등의 승승장구로 스포츠캐주얼 ‘지엔코’를 설립하는 등 직원 수 800여명, 매출액 3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굴지의 대표적 의류기업으로 자리잡는 듯했다. 하지만 자만에 빠졌던 회사는 외환위기라는 큰 파도를 넘지 못하고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주)대현은 신 회장의 분신이었다.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하고 대학등록금을 밑천으로 사업을 시작, 고생 끝에 실크날염에 성공해 이화여대 앞 등의 양품점에 납품하던 일, 잘나가던 날염실크 원단 사업이 하루아침에 경쟁사에 밀려 재고를 안고 느꼈던 좌절감과 흐느낌, 프랑스 패션쇼를 보고 “패션이란 이런 거구나”며 자극받아 명동에 ‘페페매장’을 내고 다시 재기하던 일 등을 생각하자 번뜩 정신이 났다. 신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논현동 사옥 처분으로 유동부채 130억원 이상을 줄이고 분당빌딩과 선산, 골프회원권, 유가증권, 각 지역 매장까지 사재를 팔았다.

워크아웃 기업엔 은행관리인이 경영을 맡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하지만 당시 채권은행단은 워크아웃 조건으로 당사자인 신 회장에게 경영을 맡기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의 열정을, 회사에 대한 사랑을 알아본 것이다.

회사 살리기에 몰두하며 건강이 악화되자 채권은행단은 신 회장을 보조할 수 있는 관리 단장을 파견하면서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당시 워크아웃 추진기업 중 최단 기간인 1년9개월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99년 686%의 부채비율이 2002년 186%로 떨어졌고 2004년 회사부채를 95% 이상 상환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며 제 2의 도약을 할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이 끝나고 2009년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1000%를 기록, 주위를 놀라게 했고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였다.

그 후에도 긴 불황을 겪었지만 대현은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고 나아가 더 튼튼한 재무구조와 경쟁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분기별 재고처리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비수익 브랜드는 과감히 처분하고 성장성 있는 브랜드는 리뉴얼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

"새 옷 입고, 힘차게 뛰겠습니다"

현재 의류시장은 저가브랜드의 난립과 미국, 일본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상륙한 고가 브랜드 탓에 최근 국내 브랜드는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다. 하지만 (주)대현의 5개 대표브랜드는 모두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틈새를 노리고 시대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는 노하우는 장수브랜드를 탄생시킨 대현의 강점이다.
신윤건 대표는 신현균 회장과 1983년부터 호흡을 맞춘 경험을 바탕으로 능동적 경영문화를 이어 가고 있다. 젊고 도전적인 젊은 대표답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겠다는 약속과 보수적으로 평가받아온 기업의 이미지를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이미지로 변화시켜 ‘뛰는 대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신 대표는 듀엘의 약진에 대해서도 “20대 초반의 여대생을 타깃으로 하는 씨씨콜렉트와 주크, 커리어우먼을 공략하는 모조에스핀까지 30대 이하의 여성 패션 포트폴리오를 모두 구축했다”며 “특히 이번에 선보인 듀엘의 경우 특정 연령층에 집착하기보다 자신만의 색을 드러낼 줄 아는 20대 마인드를 지닌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경쟁 브랜드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균 회장도 “의류업계는 3개월마다 새 아이템을 만들어내야 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를 소홀히 하면 바로 시장에서 도태된다”며 “소비자가 트렌드를 리드하는 현 상황에서 의류업계는 소비자 기호에 맞춘 상품개발에 주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소비자 기호를 한 발 앞서 파악해야 한다”며 “지나온 36년보다 앞으로의 36년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관해서는 “틈새시장으로 남성캐주얼을 준비할 계획이다. 남성들도 나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원할 때가 분명히 올 것이라 예견한다. 남성캐주얼은 시장흐름에 좀 더 폭넓게 준비하고자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남성복 진출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2001년 늦가을 “이제 워크아웃 졸업해도 되겠네요”라던 구조조정 본부장의 말을 “이제 기업운영 제대로 하면 되겠네요”라는 의미로 생각한다며 (주)대현이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 지켜봐달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인터뷰 - 신현균 회장 "듀엘의 최대강점은 디자인의 다양성"

외환위기 고비를 넘기며 무차입 경영을 다짐했던 ‘Clean Company’,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시장 등을 적극 공략해 해외 시장 판로를 확장하고 있는 ‘Globalization’,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패션 전문기업, 지식경영 시스템 도입을 통한 경영효율 증대, 니치마켓을 발굴, 신시장 개척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Best Company’.

(주)대현의 비전은 크게 이 세 가지로 집약된다. 신현균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해외에 나가 다양한 디자인들을 보고, 한편으론 부럽고 한편으로는 좋았기 때문에 국내 패션 산업의 원동력이 돼야겠다는 일념과 옷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지금의 (주)대현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대현의 디자이너들은 각 장르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들입니다. 듀엘의 디자인이 살아 있다는 최고의 평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제품 대비 높은 질로 승부를 할 겁니다.”

신현균 회장은 올해 새롭게 론칭